창의교육을 위한 수업 사례의 대부분은 여러 명의 교사가 함께 프로젝트 수업을 구성한다. 우리 학교에서도 해보자며 뜻있는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또한 시작을 하더라도 함께 모인 선생님들이 고루 의견을 내며 함께 수업을 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힘든 절차를 통하여 수업을 구성했지만 우리만의 다양하고 참신한 수업이라기보다는 어디에선가 본 듯한 수업인 경우도 많아 기운이 빠질 때도 있다. 이럴 때에는 선생님들의 대화에 물꼬를 틀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미래교육과 핵심역량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디지털교과서 연수나 발명교육 연수, 체인지 메이커 수업 연수에서 만난 적이 있을 수업설계카드를 창의교육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수업설계카드는 수업을 설계하기 위한 내용카드, 기능카드, 자원카드, 평가카드, 역량카드, 화이트보드로 구성할 수 있다. 내용카드는 수업의 주제가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지구온난화, 공정무역, 미래사회, 다문화 등의 범교과적 내용으로 구성할 수 있다. 기능카드는 수업의 활동으로 교육과정해설의 기능으로 제시된 분석/해석하기, 토의/토론하기, 비교하기, 성찰하기 등의 내용으로 구성한다. 자원카드는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책/신문, 인터넷자료 등의 자료나 동영상 제작프로그램,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도구, 포스트잇과 같은 교구 모두를 포함한다. 평가카드는 수업의 평가 방법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 구술/면접평가, 실기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등 평가의 방식을 모두 나열한다. 역량카드는 수업을 통하여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으로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된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의사소통능력, 공동체 역량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화이트보드는 학습지원 요소를 위한 카드이다. 스캐폴딩이나 피드백과 같은 학습지원을 위한 방법을 적는다.
수업설계카드는 예시자료를 이용하여 그대로 만들 수도 있으나 함께 모인 선생님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새롭게 내용을 추가할 수도 있다. 수업을 설계하기 위하여 모인 선생님들이 구성요소에 따라 1장 이상의 카드를 추가하면 더욱 풍성한 수업설계카드를 만들 수 있다.
수업 설계를 위하여 모였더라도 대화를 시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우리가 만든 수업설계카드에 어떠한 요소들이 있는지 확인하며 함께 탐색하는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특히 개인별로 추가한 내용은 특정 과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생님들은 만들어진 수업설계카드를 나열하고 내용이 궁금한 카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와 동료들에게 질문한다. 동료들은 카드의 내용에 대하여 설명하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창의적인 사고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을 다르게 바라보거나 다르게 연결하면서 나타난다. 창의적인 수업 역시 색다른 조합에서 나타날 수 있다. 수업설계카드의 5가지 구성요소 중 2가지 이상의 구성요소를 무작위로 결합하며 색다른 수업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테이블 가운데에 한 종류의 카드를 올려놓은 후 나머지 종류는 인원수에 맞게 나눠준다. 테이블 가운데에 놓은 카드 중 한 장을 뒤집어 요소를 확인한 후 멤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꺼내어 테이블의 카드와 결합시킨 수업 아이디어를 얘기한다. 이때, 멤버들은 자신의 카드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위로 선택하여 테이블의 카드와 결합하거나 자신의 카드와 중앙의 카드를 재빠르게 말하는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모든 동료가 반복하는 과정을 통하여 창의적이고 결합이 잘 된 수업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그림 2].
수업설계카드를 이용하여 수업을 설계할 때 첫 번째 절차는 수업의 주제와 핵심역량을 선정하는 것이다. 동료들과 의논하여 수업의 주제를 고른 후 주제에 따른 교과별 성취기준과 학습내용을 확인하여 내용카드를 나열한다. 이후에는 해당 주제를 통하여 기를 수 있는 역량을 내용카드 위에 나열한다. 두 번째 절차는 학습방법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기능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카드를 활용하여 교과의 특성을 고려한 수업 방법을 설계하도록 한다. 세 번째 절차는 자원카드를 이용하여 학습자의 역량을 높여줄 수 있는 학습자원을 선정한다. 기능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자원을 선정한 후 기능카드 옆에 나열한다. 네 번째 절차는 학습지원 방안을 설계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어려워하거나 고차원적인 사고를 촉진할 수 있도록 기능별 단계에서 스캐폴딩이나 피드백 방법을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평가카드를 이용하여 평가 방법을 설계한다. 평가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평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선정하여 기능카드 옆에 나열한다. 평가카드에는 추가적으로 포스트잇 등을 활용하여 평가의 주체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수업 설계가 완성되면 함께 검토하고 수정이나 보완할 수 있다[그림 3].
선생님은 누구나 좋은 수업을 구성하고자 하는 욕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한 역량도 충분하다. 그러나 막상 학교에서 함께 수업을 구성하고자 함께 모였을 때에는 서로를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또는 시간의 부족으로 모든 사람이 함께 고민하기보다는 주도적인 누군가에 의하여 수업이 구성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수업을 설계하는 이유는 개개인의 역량이 합쳐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수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수업설계카드를 이용하면 설계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고 모든 사람이 함께 의견을 냄으로써 더욱 창의적인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
[미래교육공감연구소]문제기반학습을 위한 설계 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