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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www.crezone.net/?p=127718&c=cn&m=V&n=1826

 

 

 

사고력 향상을 위한 몰입학습법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오래된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전국 노래자랑”보다도 긴 역사인 46년을 자랑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바로 “장학퀴즈”이다. 1973년에 MBC에서 시작된 장학퀴즈는 시청률 부진으로 1996년에 폐지되었으나, 1997년에 EBS에서 다시 부활하여 올해로 46년째를 맡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위키백과, 2017-10-31). 시청자들은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한 문제를 듣고 빠르게 부저를 눌러 정답을 맞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참 똑똑한 학생이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장학퀴즈의 포맷도 많이 달라졌다. 개인 간의 대결을 추구하는 과거와 달리 학교대항전을 거쳐 한 학교에서 교내 참여자를 중심으로 팀 단위로 진행된다. 또한 문제를 빠르게 많이 맞히기보다는 5인조로 이루어진 10개 팀의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마다 부여한 점수가 100점을 넘게 되면 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한다(PD저널, 2017-04-08). 새롭게 바뀐 장학퀴즈에서는 학생들에게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하여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박진감을 주는 재미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림 ] 장학퀴즈- 학교에 가다(EBS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과거에서처럼 암기한 지식을 빠르게 인출하는 능력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IBM에서 개발한 암 치료용 인공지능인 왓슨이 많은 의학적 사례를 기반으로 사람의 질병에 대하여 진단을 내린 결과의 인간 의사와의 진단 일치율이 75%이며, 왓슨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한국일보, 2017-04-20)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계가 대치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하여 더욱 깊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기계가 대치할 수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성”을 지목한다. 그래서 교육에서도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한 방법,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창의성은 무엇일까? 백과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찾아내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새롭게 조합해 내는 것과 연관된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과정이다(위키백과, 2017-10-31). 즉, 우리는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A 영역의 내용을 전혀 새로운 영역인 B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사람을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 결국 창의성 또는 창의력이라는 개념은 기존 지식이나 책을 통하여 학습한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한 개념을 새롭게 생각하거나 다른 영역의 개념들을 새롭게 잇는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창의력은 하나의 개념에 대하여 다르게 생각하거나 다르게 이을 수 있는 사고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몰입에 관한 전문가인 서울대 재료공학부 황농문 교수는 창의력을 향상하는 방안으로 몰입을 주장한다. 몰입은 칙센트 미하이가 소개한 개념으로 어떤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황농문, 2007). 그는 몰입 상태에 들어가게 되면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이 생겨 아이디어가 샘처럼 솟아났다고 경험을 진술하였다. 특히 잠을 잘 때에도 아이디어가 계속하여 생성되어 자다가 깨어 아이디어를 적어야 했으며, 자신이 몰입한 문제와 열애하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몰입 과정에서 생기는 아이디어는 자신이 학습하지 않았던 내용도 포함한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미분 개념을 학습하지 않은 중학생들이 몰입을 통하여 미분 문제를 풀어낸 사례가 바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문제와 관련하여 생각할 수 있는 몰입 상태에 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황농문 교수는 지적인 도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고 이야기한다. 즉, 암기 위주의 학습에서 이해 위주와 생각 위주의 학습, 자기주도학습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황농문, 2013). 교사는 질문, 독서, 토론, 실습과 같은 학생활동 중심을 통하여 학생들이 암묵적 지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수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

 

첫째, 수업 시작 전에 교사와 학생 간의 수업에 관한 약속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모범생들은 예습과 복습을 행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개념 위주의 선행학습은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문제를 푸는 기계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복습은 하되 예습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도록 한다.

 

둘째, 수업 시작 단계에서 교사는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한다. 학생들이 혼자의 힘으로 풀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교과서의 문제를 10분이라는 시간을 부여하여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제시할 수 있는 문제는 모든 과목에서 가능하지만 사고력 훈련의 초반 단계에서는 명확한 답이 있는 수학과 과학 영역이 유리하다.

 

셋째, 한 교실에는 저마다 다른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어느 학생들은 빠른 속도로 문제풀이에 성공할 수 있지만, 어떤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교사는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문제풀이 과정을 점검하도록 한다. 먼저 정답을 맞힌 학생들이 있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노트에 풀이 과정을 적도록 하여 풀이 과정을 확인한다. 이때, 정답을 맞힌 학생이 답을 크게 얘기하면 다른 학생들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을 수 있으므로 답을 이야기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문제를 해당 시간까지 풀이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의 절반 정도는 이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푸는 활동에 할애하며, 나머지 절반 정도에 본 강의를 시작한다. 이미 문제를 푸는 경험을 가진 학생들은 충분한 고민을 거친 단계이므로 문제의 핵심을 이전보다는 훨씬 잘 파악하며 문제의 해답에 대한 궁금증도 매우 커진 상태이므로 이해가 높아지게 된다(황농문, 2016).

이러한 수업을 직접 실천하고자 할 때, 많은 선생님들이 현실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진도의 문제이다. 황농문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PPT와 동영상 강의를 통하여 보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황농문, 2016). PPT를 통하여 판서 시간을 줄이고, 수업 내용에 관한 강의는 향후에 동영상 강의를 통하여 보충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개념 학습은 동영상 강의로 학습하고 교실에서는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flipped learning과도 비슷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 수업과 flipped learning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습의 순서이다. flipped learning은 동영상 강의를 통하여 학습한 개념을 기반으로 활동을 통하여 학습을 적용한다. 하지만 본 학습에서는 문제에 대하여 미리 생각해 보는 단계를 통하여 개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 즉, flipped learning은 개념 학습을 위하여 학생들의 예습이 필요하다면 본 학습법은 자신들이 생각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복습이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습한 정형화된 지식의 암기보다는 자신에게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내용을 스스로 학습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업 역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황농문 교수가 제시하는 사고력 향상 훈련은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구보라 (2017). 모두가 빛나는 별, ‘장학퀴즈-학교에 가다’. PD저널, 2017-04-08.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0503
  • 김치중 (2017). 암 치료 AI ‘왓슨’에 궁금한 네 가지. 한국일보 2017-04-20.
    http://www.hankookilbo.com/v/afb68840704446539da5ea47b11b29c8
  • 황농문 (2007). 몰입: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랜덤하우스코리아(주): 서울.
  • 황농문 (2011). 몰입, 두 번째 이야기. 랜덤하우스코리아(주): 서울.
  • 황농문 (2013). 공부하는 힘. ㈜위즈덤하우스: 고양.
  • 황농문 (2016). 몰입적 사고와 창의성 교육. 세라미스트, 19(4), 12-27.
 
유 지 은 (한국교원대)
남부권 중등 창의교육 거점센터 (교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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